새소식

  • home
  • 알림
  • 새소식

신간 『다공예술』에 소개된 코리아나미술관

  • space*c

안녕하세요, 코리아나미술관입니다 :)

미학자이자 동덕여대 회화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강수미의 따끈따끈한 신간 『다공예술』에 코리아나미술관이 한 파트로 소개되어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다공예술

한국 현대미술의 수행적 의사소통 구조와

소셜네트워킹

강수미 지음. 글항아리 출판. 372쪽.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다공예술"이란 용어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다공예술"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이 책의 서언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이전과는 구분되는 다른 양상들이 두드러집니다.

21세기 들어 한국 현대미술은 "시대적 조류에 따라 미술의 개념 및 실천의 전략을 수정해가면서

이질적이고 다양한 것들이 자유롭게 들고나는 유동성과 가변성의 플랫폼으로 진화"하였는데요.

"다공예술"이란

바로 이러한 200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구조를 반영한 용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금의 현대미술은 막혀 있는 딱딱한 하나의 구조라기 보다는

"서로 다른 행위자들이 활발하게 들어가고 나오는

다공 多孔, porous의 플랫폼"이라는 것이죠.

요컨대 그 명칭에는

한국 현대미술이

백색의 닫힌 사각형white cube 대신

소통연결의 운동이 다뤄지는

다공의 플랫폼이라는 뜻이 담겼다.

강수미 지음, 『다공예술』,p.13. '다공의 의미' 中

저자는 2000~2020년에 시간적 포커스를 맞추고, 오늘, 여기의 한국 현대미술을 '구조','의사소통', '소셜',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분석한 내용들을 1부 <다공적 현상: 퍼포먼스-미적-네트워크 , 2부 <수행적 의사소통: 현대-한국-미술-계>, 3부 <소셜네트워킹: 현대-미술-인식론을 위해>로 나누어 제시합니다.

제 2부 <수행적 의사소통: 현대-한국-미술-계>

2장 : 한국 현대미술의 패러다임과 미학 실천

제 2장 "한국 현대미술의 패러다임과 미학 실천"에서 저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코리아나미술관, 그리고 그 외 존재하는 미술 주체들의 수행성에 주목하여 각각을 분석합니다. 그 중 '코리아나미술관'에 대한 내용을 한번 살펴볼까요?

#코리아나미술관

기획의 동시대적 수행성

2020년 2월 기준 코리아나미술관이 17년간 선보인 총 56개의 기획전을 분석했을 때, 이 미술관의 미학적 지향성과 예술적 성취는 우리의 연구 개념인 ‘다공성’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동시대 미디어의 변화와 그에 결부될 수 있는 국내외 현대미술 형식 및 경향의 변화를 인간, 특히 신체를 중심으로 교차시킨 미술관이 그것이다.

강수미 지음, 『다공예술』, p.203 中

이후로도 코리아나미술관은 우리가 정의한 특수성을 내포한 전시를 일관되게 기획해왔다. 가령 2007년 《쉘 위 스멜Shall We Smell?》은 미술에서 억압돼왔던 다른 감각들, 특히 후각을 인간의 물리적 현존 너머 사회적 정체성의 구성 요소로 특화시킨 전시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봉준호 감독의 2019 영화 <기생충>을 떠올려보자. 기술매체의 이미지, 영화와 조형언어, 퍼포먼스, 동시대 공동체의 사회적 현존 문제 등이 그 주제 계열의 전시 속에서 변주되어왔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 영화는 ‘냄새’를 빈부 격차는 물론 사회 계급의 숨길 수 없는 차별점 중 하나로 정교하면서도 상당히 그로테스크하게 부각시켰다.

코리아나미술관의 《쉘 위 스멜》전은 그보다 먼저다. 요컨대 꽤 시대를 선행해 ‘후각’에 주목했고 그로부터 인문학과 예술의 메시지를 발화하고 이미지를 펼쳐냈다. 그 점에서 이 미술관의 선견지명이 발휘된 지향성을 인정할만하다.

그 전시에 이어 2009 《울트라 스킨Ultra Skin》, 2010 《예술가의 신체》, 2011 《쇼 미 유어 헤어Show Me Your Hair》, 2017 《더 보이스The Voice》, 2018 《re:Sense》, 2019 《아무튼, 젊음》 등과 같은 기획이 코리아나미술관의 특정 미학을 쌓아 올린 전시로 분류될 수 있다. 주제로 범주화한다면, 이 미술관의 기획전을 지탱해온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만하다. 요컨대 코리아나미술관이 전시해온 핵심 주제가 인간의 자각(생물학적인 부분에서 테크놀로지로 달라진 부분까지)과 신체(개별 장기에서 특정 상태까지)에 대한 탐구인 것이다.

강수미 지음, 『다공예술』, p.204-205 中

다른 미적 가치

개관 13년째가 된 2016년 즈음부터 코리아나미술관은 그간의 성과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국내외 현대미술의 경향변화에 조응하는 새로운 운영 계획을 준비했다. 그리고 2017년 본격적으로 기획전시는 물론 연구, 교육, 아카이빙이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c-lab 운영에 착수해 매년 다른 버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술관은 건물로서만이 아니라 세부 구조, 동선, 층높이, 벽체, 마감, 소품, 비가시적인 행동 패턴과 운영 질서 등이 집약적으로 구현된 복합체다. 따라서 미술관은 그 자체로 강한 현존성이 있으며 언제나 이미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 앞서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이 작품에 집중하는 순간에도 그 물리적 현존에서 비롯된 미술관의 힘과 활동 양태는 멈추지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뭎의 <맑고, 높은, 소리> 퍼포먼스는 코리아나미술관이 지난 십수 년간 비가시적으로 작동시켜온 신체와 감각을 밖으로 드러나게 하는 데 결정적 방아쇠를 당겼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이 미술관이 감각에 관해 풍부하게 쌓은 전시 경험, 다양한 전문가들의 참여로 이룬 넓은 지적 관심사, 예술가가 다른 미적 반응을 구상하고 현장에서 유발시키도록 지원하는 큐레토리얼의 합작이 먼저다. 그것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퍼포먼스 아트’가 아니라 ‘수행성’이라는 의미 그대로 이해해야 하는 범위에 있다. 미학에서 전통적으로 정의해 온 미적 가치들, 예를 들어 순수성, 완전성, 영원함, 유일무이함, 천재성, 신비로움, 조화로움, 비례, 균형 등은 이제는 당연하면서도 오래돼 의미가 닳았고 흔해빠진 가치다. 동시대 미술관에서는 전시는 물론 여러 학예 연구활동을 통해 그 가치들의 당연함, 낡음, 모호함을 극복한다. 그것들을 폐기 처분하는 대신 담론을 정교하게 깎아내고 실천 방식을 새로 발명하면서 말이다. 현대미술의 수행성이란 그 일련의 활동 및 행위 과정 모두를 일컫는다.

강수미 지음, 『다공예술』, p.208-209 中

흥미롭게 읽으셨나요?

자칫 잘못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현대미술인데요.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는 예술, 그리고 사회의 무수한 지점과 예술이 관계망을 엮어나가는 양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 현대 미술의 풍경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세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top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한국의 화장문화> 상설전시 관람 안내


 운영시간 : 화 - 금  /  11시 - 6시  /  네이버 사전 예매

 단체 관람 시 사전 연락(02-547-9177) 바랍니다.

 12:00 - 14:00는 휴게 시간으로 전시 관람이 불가합니다.


  전시 예매 바로가기